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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daily log

28 Oct

my_jennyee 2022. 10. 29. 19:17

NFT.London 출장기

 

28 Oct

 

이번 달은 일요일 출근과 야근으로 범벅이 되었던 한 달이었다.

 

싱가포르 출장 후, 잠깐의 휴식 이후에 마감일에 대한 압박이 밀려왔다.

런던 이라는 마지막 큰 행사를 두고, 어떻게든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밀려왔다.

할 수 있는 것은 일을 더 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프로젝트를 하나도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지 못한 2년차였고, 당연히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올해 지금의 상사와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많은 글을 쓰고 지웠는지 모르겠다.

하나의 보고서에도 몇 백, 몇 천 개의 단어들이 있을 텐데, 그 단어가 시의 적절한지 열심히 생각하고 생각했던 한 해였다.

올해가 두 달 남은 이 시점에 올해를 돌아보니, 그러한 일들로 다져지고 다져지는 동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몰랐던 것 같다.

처음에는 10시간이 걸리던 일들도 이제는 3시간으로 줄었고, 점차 이러한 글쓰기와 일들에 익숙해지며 성장하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일들은 쌓여있고, 아직도 3시간이나 걸리다보니, 나는 이 일들을 모두 마치기 위해서는 그저 시간을 쏟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 달은 그렇게 시간을 쏟고 또 쏟았던 한 달이었다.

 

비행기에 타기 전, 엄마와 간단하게 통화를 하며 올해가 얼마나 다사 다난한지 한 번 더 되새김질 하게 되었다.

이룬 것도 많고, 해본 것도 많고, 다친 것도 많았던 한 해였다.

27살이라는 나이가 다 큰 줄 알았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너무나도 많은 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구사하는 언어들은 학생 티를 벗어나지 못했고, 감정 표현은 아직도 서툴렀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여유는 아직도 부족하다.

어쩔 수 없이 내가 27살이라는 이 시기에 지나야하는 것들이고, 이 시기라서 겪을 수 밖에 없는 그런 것들인 것 같다.

 

올해 출장을 총 네 번 다녀왔는데, 각 출장이 내게 주는 의미가 남 달랐다.

그 출장들이 물론 내가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접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긴 했지만, 나는 항상 전통 건축에서 한 발짝 벗어난 사람이었기 때문에, 전통적인 건축과는 다른 것을 한다는 것에는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네 번의 출장은 다음과 같다: NFT.NYC를 위한 뉴욕 출장, Korea Blockchain Week 참석 출장, TOKEN 2049를 위한 싱가포르 출장, 그리고 NFT.LONDON을 위한 런던 출장이다.

 

먼저 NFT.NYC를 위한 뉴욕 출장은 나의 적극성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던 첫 번째 사건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사실 나는 나의 적극성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대학이나 대학원에 다닐 때 모두가 하기 꺼려하던 영어 회의록쓰기와 같은 일을 나는 ‘제가 해볼께요’라며 나서는 아이였고, 이는 그렇게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았다.

모두가 하기 꺼려하는 일을 하느랴 나는 일을 더 많이 했지만, 결국 내게 중요한 논문이나 공부 등의 일은 하지 못한 채 결과가 좋지 않게 나곤 했었다.

항상 일은 열심히 하지만 잘 못하는 아이였다. 열심히 하지만 잘은 못하는 아이.

이것이 내가 나의 적극성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나는 나의 적극성을 버리기는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나의 적극성이 처음으로 뉴욕 출장이라는 새로운 기회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뉴욕을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상사가 뉴욕의 행사를 참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상사의 일정을 확인해 나의 스케줄을 짜고 있었다.

물론 뉴욕의 행사가 궁금하고, 뉴욕의 행사를 열심히 찾아보기도 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뉴욕의 행사를 조사해 보고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조사하다보면 흥미가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상사는 출장에 나도 데려갈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나는 출장 예산을 짜보고 있었다.

8월에서 9월 당시, 해외 여행이 조금씩 풀리던 시기였고, 비행기 표 값은 천정 부지로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둘의 출장인데 천 만원이 훌쩍 넘는 예산을 확인했고, 나는 내가 뉴욕에 가더라도 500만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너무나도 많이 들었다.

나는 가고 싶은 티를 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상사는 눈에 밟혔는지,

집에 가던 나를 길에서 붙잡고 뉴욕에 가고 싶냐고 물었고, 나는 “네. 가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나에게 그만한 예산을 쏟아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나 또한 나 자신이 이를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우선 대답을 했고, 그렇게 나는 곧장 3차 백신을 맞고, 뉴욕 비자를 얻어 뉴욕으로 떠나게 된다.

 

이렇게 시작한 뉴욕 출장에서 나는 뭐라도 건져가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여러 버전의 자기 소개를 준비했고, 여기 저기 물어보며 행사를 다녔으며, 명함을 열심히 모으고 모았다.

이 모습은 상사로 하여금 나의 다른 모습을 확인하게 하였으며, 이 뉴욕 출장은 다양한 결과들을 낳게 되었다.

 

두 번째 출장이었던 Korea Blockchain Week 출장은 내가 얼마나 어린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뉴욕에 다녀와서 처음으로 참석했던 블록체인 관련 국내 행사였다. 나는 그 전까지 학생이었고, 연구자였다.

비즈니스와 거리가 멀었고, 창업이나 스타트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는 비즈니스 맨이 아닌 엔지니어이자 연구자가가 되어 내 실력을 탄탄하게 쌓고 싶었다.

이런 나를 KBW에서 반기는 이는 몇 없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새로운 사업을 탐색하러 오거나, 투자를 받으러 왔다. 철저히 비즈니스 세계였다.

나와는 비즈니스를 만들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사람들 대다수는 나와 이야기를 하기 꺼려했다.

비즈니스 그룹에 가서 이야기를 하려면 나도 비즈니스 맨이 되어야 했는데, 나는 아직 가면을 쓰기에는 어리고 가면이 너무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한 편으로는 내가 가족에 파묻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KBW 첫 날은 서울에 폭우가 쏟아졌던 날이다.

내가 그렇게 심한 폭우를 마주한 적이 없어 당황하기도 했지만, 집에서 가족들은 아주 난리가 났었다.

뉴스에서 보여지는 가장 심각한 상황들을 보고 가족들의 당황에 내 당황은 배가 되었고, 가족들은 날 개울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취급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여러 행사를 다니며, 밤새 행사를 다녀도 시간과 몸이 모자랐지만, 11시만 되어도 출발했냐는 전전긍긍한 연락은 독립을 결심하게된 하나의 이유였다.

그와 동시에, KBW에서 여러 프로젝트들을 만나면서, 나 또한 해야 할 새로운 일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27살의 왕복 네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게 느껴졌다.

여러 이유들과 시기가 합쳐져서 독립을 결심하게 되었고, 두 달 뒤, 나는 정말 독립을 했다.

 

세 번째 출장인 싱가포르 출장은 그 중 하나는 준비가 덜 되어 있으면 역시나 실패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싱가포르 출장은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되어 있었고, 덜 되었다면 덜 되었었다.

그 말인 즉슨,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동료 중 한 명이 싱가포르 비자를 받지 못했고, 내 출장은 그렇게 출발 2주 전에 결정되었다.

싱가포르가 뉴욕 행사와 같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한국 행사와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고, 나는 싱가포르가 더 중국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행사를 예약하고 스케줄을 잡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예약들이 무작위로 취소가 되었고, 결국 나는 하나의 행사도 참석하지 못했다.

결과는 역시나 실패라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지난 출장들에 대한 회고를 해보고 나니, 이번 출장에서 나는 어떤 의미를 만들어야 할까 생각하게 된다.

이번 출장에서 비즈니스 맨으로서 가면을 써보는 연습을 해볼까?

 

이번 런던 행은 14시간 20분이라는 긴 비행시간이라는 이유로 가기 전 부터 이 여행에 대해 흥미가 떨어졌었다.

그런데 정확히 어제부터 일들이 하나 씩 해결이 되기 시작했고, 런던에 가기 전 목표의 70%는 달성을 한 것 같다.

아직 30%가 남았지만, 런던이 어제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2017년 이후 약 5년만의, 오랜만의 유럽행이 아니던가.

긴장 보다는 이 순간이 즐겁고 가치있는 경험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그 런던 행 비행기 안이고, 아직 12시간이라는 긴 비행시간이 남아있다.

목표의 30%를 비행기에서 하게 된다면, 나는 런던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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