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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 살에 하는 모든 것은 모두의 걱정을 사는 일이다

my_jennyee 2024. 9. 10. 23:48

스물 아홉살인지, 서른 살인지. 

아니면 스물 여덟 살일 수도 있다.

 

이 서른 즈음에 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의 걱정을 사는 일들 뿐인 것 같다.

 

이 주 전, 저번 주 까지는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가늠이 안될 때가 있었다.

카페를 차린다고 이야기를 하고, 카페를 준비하고 있을 때엔 전체적인 업무도 파악이 되지 않고,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

새로 시작하는 시공 BIM의 PM 업무도, 그저 버거운 일을 맡았을 뿐이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PM이라니. 말이 안되지만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해내고 싶어 아등바등 했었다.

사실 그때는 내 코가 석자라, 주위 사람들의 걱정 어린 시선들을 신경 쓸 겨를도, 대응할 겨를도 없었다.

지난 주 까지는 당장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는 것이 문제였고, 그래도 시간이 지나 이번 주에는 조금 틀이 잡혔다면,

이번 주에는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주에 모든 사람에게 내가 카페를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모든 것들은 그저 흥미로운 일들에 불과했다.

엄마도 카페를 한다니, 처음에는 마냥 들떠했었고,

주위 친구들도 안그런 척 하지만 은근 들뜬 것 같았고,

애써 무시한 척 했지만 같이 준비하는 사람들도 서로 조심스러워하며 들떠하는 것 같았다.

 

그런 들뜸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씩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타났겠지.

이번 주에는 그런 생각들을 토해내는 시간인가보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한 마디씩 한다. 그 한 마디를 나는 대응도 해야하고, 감정 소모도 해야 한다. 혹자는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냐고 하지만, 그렇게 된다. 

그냥 이 상황에 있으면 그 모든 한 마디들이 가슴에 비수가 되어 박혀있는 것 같다.

 

이번 주에는 이 한 마디들을 견디는 시간인가보다.

걱정 어린 시선으로 건내는 한 마디들이, 새겨 들으라며 건네는 한 마디들을 견디는 시간인가보다.

 

시작은 엄마의 한 마디 들이었다. 얼굴을 보며 할 수 없었다는 말들을 전화를 하니 줄줄줄 나왔나보다.

당연히 엄마니깐 걱정하는 거겠지 한다.

두번째는 회사에서 듣는 한 마디 들이었다. 아직 PM을 잘 못하니깐 한 마디 건네겠다는 것이다. 그럼 시키면 안되는 것 아닌가 싶지만, 우선 들어본다.

당연히 회사니깐 걱정하는 거겠지 한다.

세번째는 카페레서 듣는 한 마디 들이었다. 카페나 자영업을 모르니 한 마디 건네겠다는 것이다. 내가 길을 잘못 들었나? 싶지만 또 들어야 한다.

당연히 같이 하는 사람으로서 걱정하는 거겠지 한다.

네번째는 친구 엄마가 하는 한 마디 들이었다. 돈 빌려 주지 말라고 걱정하셨단다. 

당연히 친구는 친구 어머니니깐 걱정하는 거겠지 한다.

 

엄마는 모두가 나를 걱정해주니 고마워하라고 하는데, 나는 그냥 너무 힘들어버렸다.

누구는 좀 즐기면서 해보라는데, 또 나는 그냥 너무 힘들어버린다.

 

그냥, 이번 주도 또 잘 버티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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