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를 소개할 때, 굳이 나의 직책을 표현해야할 때가 있다.
우리 회사는 건설 프로젝트에서 IT 도입안을 컨설팅하고 연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보통 컨설턴트 라는 직함을 쓴다.
그런데 건축이 아닌 다른 업계로 가게되면 그래서 어떤 분야의 컨설턴트시냐 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었다.
설명을 해도 기존에 유명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는 이는 별로 없다.
그렇게 되면 나는 그냥 PM입니다 라고 한다. 여기서 그 PM은 Product Manager 였다.
틀린 말도 아니다. 나는 IT 도입안, 소프트웨어 등의 설계, 알고리즘 등을 담당했었고, 그건 프로덕트 매니저의 일이 맞으니깐.
한창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하는 시점을 지나 나는 다시 BIM을 하는 사람으로 돌아왔다.
이번 BIM 프로젝트에서 내가 PM이라고 한다. 팀은 작지만, 이 팀을 이기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첫 조종대를 맡았다.
회사에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이기는 방법이다. 내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이끌어 나가는 것.
그런데 이 눈치 싸움에서 이기려면 시시각각 말 속에서 드러나는 상대의 심리, 서로의 말 속에서 바뀌어가는 상황들, 그리고 내게 이기는 방법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걸 내가 어떻게 알아!] 싶었는데, 몇 번 해보니 예상을 할 수 있을까 싶어졌다.
목표는 우리에게 유리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이끄는 것이다.
1. 우리의 역할, 워크 스콥이 어디까지인지 알아야한다. 우리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정해진 납품물과 업무이다.
납품물은 정해진 시간까지 정해진 방식으로 완벽하게 제출하는 것을 반드시 한다.
계약과 관련된 업무이므로 이것이 지연되거나 늦춰지면 안된다. 무엇보다 이 부분은 다른 대상자를 거치지 않고, 우리 팀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회사를 스쳐간 직원분이 한 이야기가 있는데, 모든 프로젝트는 계획하기 나름이라고 했었다. 아무리 업무가 많아도 계획하는 것에 따라 프로젝트가 바쁠 수도, 바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업무이다. 다른 팀과 협업하여 이 업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업무의 소요시간을 알려주고,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업무 부분 또한 시시각각 마감일이 생기는 것이고, 다른 팀과 협업을 한다는 특성 때문에 상대방에게 쫓길수도, 우리가 쫓아갈 수도 있다.
2. 각자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프로젝트 내에는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발주처는 내 건물을 짓는 사람들이다. 어떻게든 많은 것을 요구하고 얻어내려고 한다. 발주처의 CM/PM은 발주처 입장에서 건설사를 감시하고 요구하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건설사에게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즉, 중간에 껴있기 마련이다. 다음은 건설사이다. 건설사는 직접 건설하는 사람으로서 이 "건설" 일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자신의 결정과 행동이 직접적인 돈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예민하다. 실제로 건설사랑 업무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그래서 간섭이 없나요? 잘 지어지기만 하면 된다.] 이다.
동시에 건설사와 우리 팀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우리 팀은 일을 잘 하고 있나 감시해야하는 대상이면서, 어떠한 부분에는 좋게 일을 해야하는 대상이다.
어제 건축 부분 책임 매니저님과 연락을 했는데, 잘 부탁한다는 말씀을 하더이다. 좋은 말로 좋은 관계를 이루어 더 많은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우선 출근을 해야해서, 이어서 작성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