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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_jennyee 2024. 9. 22. 22:43

오늘 짝꿍 친구랑 요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생각이 정리된 부분도 있고, 다짐한 부분도 있어서 복기해보려고 한다.

 

오늘 할 이야기는 상황 설명, 내가 힘들었던 이유, 그리고 느낀점 (나에게 이득이 되는 무언가 찾고 남에게 맡기기, 남을 실망시키는 것에 대해 죄책감 갖지 않기)

 

오늘 한, 두 달 전부터 걱정하던 갈등이 터졌다. 회사 상사와의 갈등이다.

9월 들어서부터, 이 갈등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막상 일이 터지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이 든다.

 

갈등의 원인은 카페 일로 인해 회사 일을 소홀히 한다 였다.

우선 내 입장은 소홀히 하지 않으려 회사도 누구보다 일찍 나가고, 주말에도 신경쓰면서 일하고 했다. 뭐 하나 트집 잡히지 않으려고, 나는 물론 팀원들 컨디션 조절에도 애원해가며 신경썼다. 하지만 오프닝 파티 전후에는 회사 시간을 쪼개 카페 일을 했었고, 하루에 두세번 카페 관련해 카톡이 올땐 답장을 했다. 나는 회사 업무 시간에 회사 업무를 했고, 편의 시간으로 용인되는 시간을 카페를 준비하는 데에 사용했다. 만약 그 편의 시간으로 용인되는 시간이 없다면, 그 만큼 회사 업무 시간을 늘였다. 

상사 분의 입장은 그 또한 회사에서 편의를 봐주는 것이니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그리고 본업을 잘하라고 부업을 허용한 것이다. 지금 새로운 프로젝트가 훨씬 더 중요하니 더 신경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내 입장에서 이해한 내용이니 내용이 편파적일 수 있다.)

하나 하나 짚고 잘잘못을 따지기에, 각자의 입장이 이해된다. 내가 느끼기엔 서로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상대에 대한 서운함이고,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 갈등이 일어나지 않길 부단히 노력했다. 막상 일이 터지니 속이 시원했다. 결국 이렇게 일어날 걸, 어찌나 마음 졸이며 긴장하며 밤을 보냈는지. 지난 내 마음쓰임이 한 순간에 지나갔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들이 정리가 되었다.

 

내가 가진 능력치가 10이라고 해보자.

나는 지금 진행되는 새 프로젝트와 같은 구간의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없다. 내 관련 경험은 사실 3년 전, 6개월 가량의 다른 구간의 프로젝트였다. 이후 다른 프로젝트를 했지만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였지, 이 건설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그런데 PM이 되었다. 능력치가 20인 일을 받은 것이다. 문제는 나는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어야하는지 세세한 자료도 없고, 경험도 없고, 상사도 없다(있으나 그분에겐 정답만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잘하고 싶었다. 욕심이 났고, 20의 기대치도 받아서 20이 되어보려고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런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었다. 이 상황들에서 요청하는 업무는 처내겠는데, 상황 판단과 계획하여 진행해야 하는 업무들은 도저히 모르겠다. 여기서부터 마음은 급한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들이 등장한다. 상사는 가만히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라고 한다. 나는.. 뭘 알아야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싶은거다. 그래서 내 업무는 15가 겨우 되었나? 안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포화 상태가 와서 모든 일들이 뒤죽박죽 처리되었다. 상사는 20의 기대치를 가지고 기다렸으나 15가 왔다. 나도 내가 20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15였다. 모두의 상상/기대와 현실이 괴리가 생기고, 모든 것이 과대평가였으며, 결국 갈등이 되었다

 

카페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다. 함께 시작하는 멤버가 모두 나와 10살 이상 차이가 난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느냐 싶지만, 경험치가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20, 적어도 18는 되어보려고 했다. 이 또한 같은 동등한 입장이 되어야 한다며, 멤버들의 기대 아닌 기대를 받았다. 똑같이 마음은 급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들이 펼쳐지고, 또 다시 깨닫는다. 아, 나도 내가 20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현실은 15구나. 멤버들 마음도 같을테지. 다시 모두의 상상/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생기고, 이 또한 스스로 과대평가 였음을 나는 깨닫는다.

 

20으로 목표를 잡아두고 15를 해내면 결국 내 손해가 되어버렸다. 미안한 일들이 늘어나고, 죄인이 되간다. [10인 사람이 15나 했으니 대단하다!] 가 아니라 [20을 기대했는데 15밖에 못했단 말이야? 별로 못하는 애네.] 가 되었다. 자존감이 낮아졌고, 마음이 힘들어졌다. 9월 한 달 내내 나는 스스로도 20도 못해내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근데 말이다, 막상 갈등이 터져버리니, 머리가 맑아지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난 10인 사람이었는데 15나 했다. 로 말이다. 5는 내가 아니라 잘못 예상하고 기대해버린 그들의 잘못으로 미뤄두고 싶고, 미뤄두려 한다.

 

이번 갈등은 내 욕심으로 시작한 일들에 대해 내 현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20이 될 수 있다고 스스로 능력에 대해 과대평가하고, 할 수 있을거란 욕심에 책임지지 못하는 결과를 내보였으니 가히 실패라고 생각한다. 절대 이 갈등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 만들었으니 말이다. 

 

몇 가지 문제점도 파악하게 되었는데,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나의 능력치는 10-12임을 깨닫자. 난이도가 2-3인 일들을 마주하면 나한테는 쉬운 일이여서 빨리 해치우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 문제는 난이도가 2-3인 일들을 5개 하게 되면, 내 능력치와 에너지를 모두 사용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려면 난이도가 4-5로 올라간다. 설명하는 것이 난이도도 높고,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되니 내가 처리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인데, 이러면 계속 내 에너지만 소모되고 결국 중요한 일은 하지 못한다. 짝꿍 친구는 남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행위가 나의 능력치를 하나씩 높이는 행위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본인은 단 열매만 따먹는 모습이 된다고. 그래, 그렇게 바꿔서 생각해보자.

 

2. 남을 실망시키는 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갖지 말자.

지금 일어나는 모든 내 책임감, 마음의 짐과 병들은 내가 남들을 신경쓰고 생각해서 일어나는 것들이다. 우선 지금 내 능력치가 과대평가...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적어도 지금은 남을 실망시키는 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갖지 말자. 내가 어떻게 행동해도, 결국 발생하는 그 괴리, 갭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너무 죄책감으로 나 자신을 옥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3. 언제나 우선순위를 생각하자.

이건 언제나 꼭 마음 속에 두어야 하지만, 어떤게 우선순위가 높은지 아직 알지는 못한다.

 

괜찮다. 오늘은 일비했지만, 내일은 일희하겠지 하는 마음이다. 잘 자고, 컨디션 회복하자.

나 자신 응원한다 이말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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